5.0
코로나를 틈 타 혼란중에 막 성인이 된 나는 베이핑에 입문하게 되었다. 과일류 액상들만 탱크로 먹던 내가 크오크를 알게 된 건 리빌드에 입문 한 이후였다. 그러나 당시는 폭염으로 심각하던 여름...... 나는 호기심에 샵에서 과일류 액상이 아닌 크오크를 한 입 시연 해보았다.
중학생...내가 연초를 처음 맛 보았을 때가 생각 난다. 후배가 건넨 연초...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화장실 2번째 칸에서 한 모금... 당연히 기침이 계속 나왔고 목은 꼬챙이로 추삽질을 한 것 처럼 너무나도 아팠다. 급식으로 먹은 파스타가 가래떡이 되어서 위에서 다시 식도를 타고 역류 할 것 같은 느낌... 후배의 머리를 때리며 나는 문을 벅차고 나와 입 안을 물로 깔끔하게 헹궈내고 양치 하였다.
' ** 이런 걸 왜 돈 주고 피우는 건데 '
그러나 이런 생각은 고등학생으로 올라가자 전부 사라졌다. 급식을 먹은 이후로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놈들 때문에 친구들에게 빌려 담배를 피웠고 뒤늦은 중2병과 술 담배가 뚫리는 와꾸 덕에 그 후로 꾸준히 연초를 피게 되었다.
이런 긴 이야기가 크오크와 무슨 상관이냐고 따진다면 당신은 아직 크오크를 맛 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아니, 어쩌면 늦었을지도 모른다. cream of the crong 내 닉네임은 괜히 크오크가 아니다. 나는 중학생때 연초를 처음 맛보고 욕하다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급식을 먹은 뒤 특유의 느끼함과 음식물의 맛을 잡아주는 쿰쿰한 담배의 맛... 크오크도 마찬가지다.
과일을 좋아하고, 베이핑 경력 없고, 폭염이던 그때와는 다르게 디저트를 입문 했고 액상을 수십병을 먹고, 추운 날씨인 11월... 나는 크오크에 다시금 도전했다. 역겹던 그 맛은 그동안의 액상 경력으로 골목식당 평가단에서 미슐랭 셰프가 되어버린 내 혀에 충격적인 맛으로 다가왔다.
' 쿰쿰해.... 표지에는 아몬드인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 거지? '
목이 따가울 정도가 아니라 마치 송곳으로 찌르고 찢어버리는 이 날카롭고 따가운 목넘김...... 처음 몇입은 맛은 있지만 무언가 느끼하고 아팠다. 그러나 리빌드로 인한 장연타가 기본인 내 베이핑습관에 순식간에 코일과 가까운 솜이 타버렸고 코일은 점차 까맣게 물들어갔다. 따가운 목넘김이 순식간에 크리미함으로 변하고 나뭇잎향이 시가향으로 변했다. 그렇게 반병을 먹는 나는 우연히 친구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사진을 찍는 도중 깨달았다. 포장지에 그려진 건 아몬드가 아니라 나뭇잎이었다는 것을......